현장이야기 1
마을돌봄시설의 공간구성_유리
이미호

학력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졸업

활동 현 주식회사 디자인투이 대표
아동권리보장원 다함께돌봄센터 설치컨설팅 컨설턴트
경기도 교육청 학교 공간 기획가

안녕하세요. 실내건축가 이미호입니다.
저는 아동들의 주 활동 공간인 학교와 다수의 마을돌봄시설(이하 “돌봄시설”이라 함)을 설계, 시공하였습니다.

상업공간에 비해 돌봄시설의 경우는 아동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방염 인증제품, 친환경 인증제품 등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제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적은 예산도 마감재 선택 폭을 좁히는 이유입니다.

보통 돌봄시설의 설치자가 공간을 완성한 후 종사자가 채용되다 보니 실제 주 공간 이용자인 종사자의 운영방식에 맞지 않게 설계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행정 여건상 불가피한 일이란 것 또한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완성된 공간의 효율적 사용과 사용 중 생긴 유지 보수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신 돌봄시설 종사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험담을 풀어볼까 합니다.

종사자 2~3명이 20명이 넘는 아동을 안전사고 예방과 사용 편의성 때문에 돌봄시설에서는 ‘유리’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유리의 장점만큼 아동이 이용하는 시설이 특성상 깨질 위험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아동 안전이 고민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유리’에 대해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잘 깨지는 유리,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유리에는 판유리와 강화유리가 있습니다.
판유리는 깨지면 금이 가는 형태이고, 충격으로 깨집니다.
반면 강화유리는 때려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강화유리도 깨지고 가끔은 충격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유리
강화유리

아동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찰이 용이해서 많이 사용하는 유리의 장점을 잘 활용하기 위해 잘 깨지는 유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안전필름이나 유리 시트를 부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혹여라도 유리가 파손될 경우 유리에 부착된 필름이나 시트가 파편이 흩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트지를 활용하여 그래픽적인 요소로 공간을 연출 할 수도 있습니다.

시트지 부착 전
시트지 부착 후

“잘 사용하지 않는 기존 유리 칠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전에는 판서 위주의 학습을 하다 보니 교실마다 칠판을 설치했습니다. 처음에는 화이트보드라는 금속판을 주로 사용했고 이후에는 색유리(Backpaint glass)라는 유리칠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기존의 칠판 대신 영상수업을 할 수 있는 TV나 판서 기능이 함께 있는 전자칠판을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화이트보드 칠판은 판서 후 남은 잔상으로 지저분해지는 것이 문제이고, 유리칠판은 화이트보드보다 깨끗이 닦이나 판서된 글씨에 그림자가 생기는 이중상 현상이 있어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유리칠판의 경우 철거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여 일부 센터에서는 게시판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사용 빈도가 적어진 유리칠판과 화이트보드의 활용방법을 알아볼까요?

칠판으로 사용하고 싶은데, 안전성과 글씨 그림자가 문제라면?

보드용 필름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공방법도 간단하여 유리면을 깨끗이 닦고 분무기에 주방세제를 넣어서 뿌린 후 붙이고, 기포를 제거 한 후 하루 정도 지난 후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미지 제공 쿠팡
이미지 제공 쿠팡
기존 칠판을 게시판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칠판 면을 깨끗이 닦아주고(화이트보드용 세척제와 종이 타월 사용)간단한 캐릭터 스티커를 활용하여 시공하면 판서용으로도, 게시판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석 기능이 있는 화이트보드라면 게시판으로 활용하기에 더더욱 좋습니다.

기존 화이트보드에 간단한 캐릭터를 붙인 예
붙박이 유리칠판을 없애고 싶다면?

매주 아이들과 음악수업을 진행하는 센터장님이 악기소리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하여 방음시설을 만들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런데 음악수업을 하는 교실에는 큰 유리 칠판이 있었습니다.
공사로 진행하자면 유리를 철거하고 흡음재를 넣고 마감재로 마감을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여건상 간단한 시공이 필요했기에 아트보드라는 방염 소재 흡음재를 추천해드렸습니다. 아트보드는 벽면에 실리콘과 글루건을 이용하면 쉽게 설치가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유리소재를 안전하게 덮을 수도 있고 소리도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아트보드
아트보드

지금까지 돌봄 공간에 있는 유리 활용 사례를 간략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제가 시공하거나 상담했던 경험과 지식이 공간의 변화와 안전한 돌봄시설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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